테슬라 NACS 표준화, 시간 문제
지난 6월 포드, GM 등 북미 주요 Legacy OEM 업체들이 NACS 채택을 발표하자 테슬라 주가는 랠리를 보이고 있습니다. CCS(Combined Charge System), CHAdeMO, MCS(Megawatt Charge System), GB/T 등 난립되어 있던 수많은 충전 플러그 규격이 북미를 중심으로 NACS로 통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BEV 보급이 증가하면서 우수한 충전 인프라를 통한 충전 경험이 향후 BEV 점유율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GM은 고객이 이용 가능한 충전소 목록에 테슬라의 슈퍼차져(Supercharger) 12,000대를 추가할 것이며, 2025년까지 NACS 충전 포트를 탑재한 차량을 출시할 것이라 발표하였습니다.
현재 테슬라, 포드, GM의 미국 내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70%에 육박하며 미국 완성차 동맹이 채택한 NACS는 미국 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Blink Charging, Charge Point, SK signet 등 대형 충전기 인프라 업체 또한 자사 충전기에 NACS 적용 플러그를 추가하며 북미 표준 확립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NACS의 부상과 CCS의 쇠퇴
NACS 플러그는 2012년 테슬라에서 개발된 EV 커넥터로 Tesla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슈퍼차저 혹은 가정용 충전기에 독자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CCS 대비 케이블이 작고 가벼우며 플러그 앤 차지(Plug& Charge) 기능을 제공해 충전과 결제가 간편한 장점이 있습니다. 지난 2022년 11월 테슬라는 EV 충전 커넥터의 설계(CAD) 및 사양을 밝히며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 또한 해당 IP를 이용 가능하도록 공개하였습니다.
이는 BEV 시장의 확산 속도와 더불어 Supercharger Network를 빠르게 가속시켜 테슬라의 에너지 솔루션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보입니다.
CCS는 북미, 한국, 유럽 등 가장 많은 국가에서 채택된 충전 규격으로 DC 기준으로 CCS1(한국, 미국), CCS2(유럽)로 구분됩니다. 미국 시장 조사에 의하면 CCS 충전기의 21%는 대부분 고장 난 상태이며 또한 CCS의 불만 접수는 테슬라 Supercharger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낮은 접근 용이성, 무겁고 충전 신뢰성이 낮은 충전 커넥터는 사용자의 충전 경험을 저하시켜 향후 시장 지배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CCS 종말은 이미 예견된 수순
그렇다면 왜 이전까지 CCS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을지 궁금한데요. 이는 국가마다 상이했던 전기 설비 인프라에서 비롯된 문제로, 한국과 유럽은 220V의 전기 설비를 사용하며 일본과 미국은 각각 110V, 120V(240V)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220V 전기 설비 인프라가 사용되는 지역 중 한국은 CCS1을, 유럽은 CCS2를 사용 중입니다. 한국과 달리 유럽은 근거리 도심 주행 목적에서는 급속(DC) 충전에 대한 Needs가 크지 않아 완속(AC) 충전에 유리한 CCS2가 채택되었습니다.
한국과 유럽은 3상 전력 인프라가 발전되어 CCS2 완속을 사용해도 400V가 사용 가능하여 최대 22kW 수준으로 충전 가능합니다. 전력 인프라가 발전한 한국은 사실 CCS2 충전 규격이 더 어울리는 시장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BEV 시장인 북미는 당시 3상 전력 인프라가 부족하여 CCS1을 사용했기 때문에, 북미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의 국가가 CCS1 표준을 선택하였습니다.
만일 미국이 NACS로 표준이 확정된다면 한국은 일본의 DC 충전 규격인 CHAdeMO와 마찬가지로 홀로 CCS1을 사용하는 국가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CID에서 아이오닉 5, EV6 등 주요 BEV 모델에 자사의 800V(최대 350kW) 기반 충전 아키텍처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각 사가 보유한 EV 전략 및 고객의 요구에 맞는 결정을 할 것이라 첨언하였습니다. 이미 한차례 한국형 CHAdeMO에서 CCS1 대열에 합류하여 국제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무대에서 홀로서기를 고수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에서 민간단체로 확장
테슬라의 Supercharger는 2012년 9월 Model S 발표 이후 독자적으로 설치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많은 설비 투자가 집행되는 전력 인프라 시설을 미국 정부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특별법(NEVI)에 의한 보조금(약 75억 달러 규모) 없이 45,000개 이상의 Station을 운영하는 것은 놀라운데요.
2023년부터 7,500개의 Supercharger Station을 시작으로 타 브랜드도 해당 에너지 솔루션을 이용 가능하게 되었고 NACS 표준의 정립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타 브랜드가 이용 가능한 충전소는 늘어날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NACS 국제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전력설비, 통신 네트워크, 결제 시스템 등 검증해야 할 모니터링 포인트는 아직 여전히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충전 어댑터만 교체하면 자사 브랜드 소비자가 사용 편의와 비교우위 접근성이 높은 충전 커넥터를 사용하여 좋은 충전 경험을 쌓는 것을 마다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텍사스주, 워싱턴주, 켄터키주를 시작으로 주 정부 차원에서 연방 기금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공공 충전 인프라 사업을 위해서 충전업체들의 NACS 채택 의무화를 검토 중이며, CharIN(국제 전기차 충전 협회)과 SAE(국제 자동차 기술자 협회)는 컨소시움 및 TF를 구성하여 성능 및 상호 호환성 기준을 평가하여 NACS가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을 결정하였습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민간단체까지 확장된 상황에서 테슬라의 NACS가 시장 표준에서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는 거대한 흐름 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 참고 : meritz Strategy Daily 전략공감 2.0 2023.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