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AI 챗봇은 어디에 있어 (feat. 챗GPT)

애플의 AI 챗봇에 대한 언급이 없는 가운데 다른 기업들의 잇따른 AI 서비스 발표에 세계 최대 IT 기업인 애플의 AI 연구의 행방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빅테크들의 잇따른 챗봇 출시

빅테크 기업들의 생성형 AI 기술 경쟁이 한창인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과 메타까지 생성형 AI 기술 분야에 뛰어들었다.

2022년 11월 챗GPT가 출시되며 마이크로소프트구글의 경쟁이 본격화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GPT-3 출시한 직후 구글은 자사의 서비스인 ‘Bard’를 공개하였고, Meta는 2023년 2월 자사의 챗봇 모델인 ‘LLaMA’를 발표했다. 뒤이어 아마존이 기업 맞춤형 AI 서비스 ‘Bedrock’을 출시했다.

반면 세계 최대 IT 기업인 애플의 소식은 잠잠하다. 신기술의 도입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은 그간 애플이 자주 보여 온 모습이다. 하지만 신기술의 도입 이후 반복적인 안정화 작업을 거치며 축적되는 경험 차이가 계속해서 확대될수록 그 격차를 극복하는 것은 어려워진다. 그래서 현재 애플의 AI 연구의 행방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애플의 AI 기술 연구개발 동향

애플의 AI 투자와 Siri

애플은 AI 기술을 과거부터 꾸준히 연구해왔다. 출시한 지 어느덧 12년이 된 Siri는 음성인식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요구 사항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또한 애플은 음악 추천 서비스 Shazam, 개인화 디지털 잡지 서비스 Texture 등 AI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을 인수해 자사의 생태계에 통합시키기도 했다.

지난 2월 애플의 CEO는 AI 기술이 애플의 “핵심 문제(major focus)”라고 했으며 애플워치, 아이폰 등의 충격 감지 기능처럼 이미 AI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사례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애플의 AI 기술 응용처가 OpenAI의 챗GPT로 대표되는 LargeLanguage Model(LLM)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동일한 질문을 Siri와 챗GPT에 던져봄으로써 이 차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Siri의 답변이 챗지피티의 답변보다 한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이유는 Siri가 “지금 몇 시야?” 와 같은 물음을 처리하기에 적합한 ‘Command and control system’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애플의 AI 전문화 방향과 고위급 엔지니어의 이탈

반면 챗GPT의 답변은 실제 인간과 같은 느낌을 준다. 이는 챗GPT가 인터넷에서 얻어진 초대형 데이터셋에 기반해 텍스트를 생성하는 훈련을 거쳤기 때문이다. 대형 채용 플랫폼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6개월간 LLM 전문가보다 영상 인식(Visual AI) 전문가 채용에 집중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 인식은 컴퓨터가 이미지를 식별하는 것과 관련된 AI 분야로 애플이 준비 중인 MR 헤드셋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기술이다.

한편 최근 수년간 애플에서는 고위급 AI 엔지니어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5월 애플의 재택근무 축소 정책을 이유로 이안 굿펠로우(Ian Goodfellow) 전 애플 머신러닝 개발 디렉터가 회사를 떠났다. 또한 블룸버그는 지난 4월 애플의 클라우드 VP 마이클 애벗(Michael Abbott)의 사직을 보도했다. 이러한 엔지니어들의 이탈은 AI 개발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애플이 생성형 AI를 한다면?

애플의 ai 챗봇은 어디에 - 애플이 생성형 ai를 한다면?

애플 특유의 기업 정신은 LLM 기술의 기본 원칙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애플의 경영진은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사생활과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애플의 에코시스템 안에서는 경쟁사보다 개인 정보의 공유가 상대적으로 제한된다.

LLM 기술이 수많은 출처로부터 무수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기술인 만큼 데이터의 수집 및 사용에 보수적인 애플의 정책과 상반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애플이 생성형 AI를 적용한다면 사용자의 사진이나 자체 제작한 음악을 AI 시스템으로 가공해 주는 영상 및 오디오 콘텐츠 영역에서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음악과 영상 창작자들을 위한 제품 개발은 애플이 초기부터 가장 잘 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이러한 방향은 정보의 직접적인 원천보다 정보와 엔터테인먼트의 통로(gateway)가 되기를 추구하는 애플의 디바이스 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

애플은 다른 업체가 개척한 새로운 분야에 상대적으로 늦게 진출하고도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많은 사례가 있다. 음악 플레이어 아이팟부터 아이폰, 에어팟까지 시장의 후발주자로 출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도 경쟁사들이 OLED 노트북, 폴더블 스마트폰 등을 이미 판매하고 있는 것에 반해 애플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해당 제품들을 출시한 바가 없다.

애플의 온라인 서비스와 경쟁력

하지만 하드웨어에서의 성공이 반드시 소프트웨어 영역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온라인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애플 또한 Apple Maps, iTunes Ping 등을 출시하고 정착시키는 데 난항을 겪은 바가 있다. 이는 일정 부분 애플의 디자이너 중심 기업 문화에서 기인한다.

대규모의 온라인 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탈중앙화된 엔지니어 중심 기업 문화가 유리하다. XR 기기 출시 이후 관련 시장의 성장이 이어진다면 해당 분야에 집중한 선택은 성공적으로 평가 받을 것이다. 한편 AI 관련 인력의 이탈과 경쟁사 대비 늦은 제품 공개 등으로 애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다수의 빅테크가 집중하는 LLM도, 애플의 영상 인식 AI 기술도 산업계는 물론 실제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출처 : metitz Strategy Daily, 전략공감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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